광장시장에 뜬 코닥 패션 브랜드
서울 광장시장이 단순한 먹거리 명소를 넘어, 패션과 문화가 공존하는 신개념 상권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코닥어패럴의 입점은 전통시장과 현대 브랜드가 어떻게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 글에서는 광장시장에 패션 브랜드가 진출한 배경과 코닥어패럴의 전략,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트렌드 변화에 대해 심층 분석한다.
광장시장, 더 이상 전통시장만은 아니다
광장시장은 오랜 세월 동안 빈대떡, 마약김밥, 육회 등 다양한 먹거리로 사랑받아온 대표적인 전통시장이다. 그러나 최근 이 전통시장이 젊은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변모하고 있다. 이 변화의 핵심은 ‘전통과 트렌드의 공존’이다.
과거 전통시장이라 하면 노후된 이미지가 강했고, 젊은 소비층의 유입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광장시장에는 빈티지 의류, 수공예품, 전통주 체험 공간 등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가 속속 들어서며 문화 콘텐츠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MZ세대의 발길을 사로잡기 시작했고, 그 결과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률도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광장시장은 단순한 상점 밀집 구역이 아니라 ‘문화형 시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젊은 층의 트렌드 소비와 체험 중심 소비 방식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 상인들 또한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브랜드 유입 또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즉, 전통시장의 정체성이 유지되면서도 새로운 콘텐츠와 브랜드가 공존하는 독특한 상권이 된 것이다.
코닥어패럴의 전략적 입점
하이라이트브랜즈가 전개하는 코닥어패럴은 서울 성수동에 이어 광장시장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이 결정은 단순히 주목을 끌기 위한 쇼맨십이 아니라, 철저한 시장 분석과 소비자 데이터에 기반한 전략적 판단이다.
광장시장은 ‘힙한 로컬 감성’을 찾는 내국인과 외국인 관광객이 함께 찾는 서울의 상권이다. 특히 레트로 감성을 중요시하는 MZ세대에게 코닥의 브랜드 유산과 이미지가 강하게 어필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코닥어패럴은 ‘서울 익스클루시브’ 라인과 같은 한정판 굿즈를 통해 희소성을 강화했고, 매장 내부는 마치 작은 박물관처럼 필름통과 아카이브 사진들로 꾸며져 고객 경험을 극대화했다.
또한 광장시장 매장은 글로벌 고객을 위한 다국어 응대, 관광 기념품 특화 제품 구성 등 ‘외국인 맞춤’ 요소도 강화되어 있다. 이러한 전략은 브랜드에 대한 기억을 강화시키는 동시에, 전통시장과 현대 브랜드가 공존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
더 나아가 코닥어패럴의 이러한 전략은 단발성 캠페인이 아닌, 장기적인 ‘공간 브랜딩 전략’의 일환이다. 광장시장이라는 로컬 상권을 활용해, 브랜드 정체성과 경험을 입체적으로 전달하는 공간으로 만든 것이다. 이는 소비자의 머리에 남는 ‘장소 기반 브랜딩’ 효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
패션 브랜드의 전통시장 진출 트렌드
코닥어패럴만이 광장시장에 눈을 돌린 것은 아니다. 앞서 같은 계열사인 대명화학은 뷰티 브랜드 ‘오프뷰티’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 유입 효과를 검증했으며, 현재 마뗑킴,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등의 브랜드도 입점을 타진하고 있다. 또한 로우로우, 스타벅스 등 다른 업종의 트렌디한 브랜드도 속속 입점하며, 광장시장은 점점 더 복합적인 콘텐츠 공간으로 변화 중이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소비 방식의 전환이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곳’이 아닌 ‘경험을 사는 공간’을 찾는다. 전통시장은 그 자체로 역사와 문화가 깃든 공간이고, 여기에 감성적인 브랜드가 더해지면 시너지는 배가된다. 특히 로컬 감성과 글로벌 감성이 만나는 지점에서, 브랜드는 기존 채널에서 얻기 힘든 고객 경험과 충성도를 확보할 수 있다.
전통시장은 낮은 임대료와 높은 유동 인구, 그리고 독특한 분위기를 활용할 수 있는 마케팅적인 장점도 크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동일한 비용으로 더 강한 브랜딩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패션 브랜드들이 이러한 전략적 공간을 활용해 새로운 소비 경험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닥어패럴의 광장시장 입점은 전통시장과 현대 브랜드가 공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실험이자, 그 자체로 하나의 성공사례가 되고 있다. 전통시장은 과거의 모습에만 머물지 않고, 새로운 콘텐츠와 브랜드를 받아들이며 유연하게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 광장시장을 비롯한 로컬 전통시장은, 단순한 장보기가 아닌 브랜드와 문화를 소비하는 복합공간으로 변화해 나갈 것이다. 소비자의 감성을 사로잡는 공간 기획, 그리고 그 속에 녹아든 브랜드 철학이 미래 유통의 핵심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