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이 금·비트코인 눌렀다
2025년 현재 투자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자산은 다름 아닌 ‘은(銀)’이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고수익 자산으로 알려진 비트코인을 모두 제치고, 은이 연초 대비 35%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수익률 1위 자리에 올랐다. 가격 급등의 배경에는 저평가된 실물자산이라는 인식, 산업 수요 확대, 그리고 공급 부족이라는 구조적인 원인이 있다. 이번 글에서는 은값 상승의 원인과 투자 트렌드 변화, 앞으로의 전망까지 자세히 분석해 본다.
은, 금·비트코인 제치고 2025년 수익률 1위
2025년 7월 기준, 국제 은 현물 가격은 1트로이온스당 39.07달러를 기록하며 연초 대비 무려 35.27% 상승했다. 같은 기간 금은 29%, 비트코인은 27% 상승했는데, 은이 이들을 모두 앞선 건 10년 이상 만에 처음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은이 전통적으로 가장 낮은 변동성과 수익률을 보였다는 점에서 이번 흐름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트레이딩뷰 등 주요 시세 플랫폼에 따르면 7월 말 은 가격은 39.2달러를 돌파하며 2011년 이후 14년 만의 고점을 찍었다. 은이 이처럼 주목받는 배경에는 몇 가지 주요 원인이 있다. 우선 금은 너무 비싸고, 비트코인은 여전히 고위험 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안정적인 실물 자산’인 은이 대체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는 최근 은 관련 선물 미결제약정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개인뿐 아니라 기관의 수요까지 급증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헤지펀드와 글로벌 매크로 펀드들이 은 ETF 및 실물 은 자산에 대한 포지션을 대거 확대하고 있다.
산업 수요 + 공급 부족, 구조적 상승 배경
은은 단순히 귀금속이 아닌 ‘산업용 핵심 소재’다. 전기 전도성이 가장 뛰어난 금속으로서,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패널, 반도체, 5G 장비 등 신성장 산업 전반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실버 인스티튜트(Silver Institute)에 따르면 2023년 산업용 은 수요는 6억 8,050만 온스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7억 온스를 돌파할 전망이다.
반면 공급은 5년 연속 수요를 밑돌고 있다. 주요 산지인 페루, 칠레, 멕시코 등의 광산 가동률 저하, 탄소 규제 강화, 광물 채굴 비용 증가 등으로 생산은 정체되어 있는 반면, 산업 수요는 매년 늘어나고 있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데 공급은 제한적인 상황이 계속되면서 가격이 자연스럽게 상승 압력을 받는 구조적 배경이 형성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보다 실질 수요 기반이 강하다는 점에서 은이 장기적으로 더욱 매력적인 실물 자산이 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앞으로의 은값, 더 오를까?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은의 향후 전망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2025년 말까지 은 가격이 최대 43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으며, 맥쿼리도 비슷한 수준의 예측을 내놓았다.
은은 과거처럼 ‘금의 하위 대체재’가 아니라 독립적인 자산군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실버바 실물 구매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실물 보유 외에도 은 ETF, 은 관련 기업 주식, 실버 선물 등 다양한 투자 수단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다만, 금이나 비트코인처럼 극단적 변동성을 보이진 않기 때문에, 은 투자는 중장기 분산 투자 전략에 적합한 자산으로 분류된다. 또한 공급 차질이 장기화되거나 신재생에너지 산업 수요가 더 빠르게 늘어날 경우, 은 가격은 2026년 이후에도 우상향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
2025년 현재 은은 ‘비싸지도 싸구려도 아닌 중간 자산’이라는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금의 가격 부담, 비트코인의 변동성 우려 속에서 은은 실물성과 산업성, 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자산으로 투자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단기 수익을 노리는 투기보다는, 인플레이션 방어 및 자산 분산 전략의 일부로서 은을 바라본다면, 향후 시장에서도 꾸준한 수익성과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2025년의 투자 성적표는 명확하다. "은이 금을 눌렀고, 비트코인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