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암 보험금 심사한다
보험금 청구 과정에서 가장 까다롭고 복잡한 단계 중 하나는 ‘심사’다. 특히 암 진단 보험금은 다양한 의학적 자료와 병리 결과가 요구되어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객 입장에서는 심리적인 부담도 크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화재는 AI 기반 의료심사 시스템을 도입했다. OCR과 생성형 AI 기술을 결합해 진단서·검사 결과 등을 자동 분석하며, 보험 산업에 디지털 전환의 본격적인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삼성화재, AI 의료심사 시스템 도입 배경
삼성화재는 2025년 8월, 암 진단 및 수술급여 보험금 심사에 AI를 적용한 의료심사 시스템을 공식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암 진단 보험금 지급 심사 업무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기존 보험금 심사는 수십 장의 병리보고서, 조직검사 결과, 진단서 등 다양한 문서를 사람이 직접 분석해야 했다. 이 과정은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심사자의 경험과 해석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화재는 OCR(광학문자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의료 문서를 디지털화하고, 생성형 AI가 이를 자동 분석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OCR로 수기 문서를 텍스트화하고, AI가 진단명·검사명·판정 결과를 해석하여 심사 판단의 기준을 자동화하는 방식이다. 삼성화재는 이 시스템을 통해 보험금 심사 속도와 정확도를 동시에 높였으며, 기존 대비 인력 검토 비중이 55% 감소했다고 밝혔다. AI의료심사는 이미 특허 출원까지 완료된 상태로, 향후 보험 산업의 기술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암 보험금 심사, 왜 AI가 필요한가?
암 보험금 청구는 단순한 진단서만으로 지급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실제 보험 심사에서는 조직검사 결과, 미세침흡인검사, 병리 소견서, 의사 진단의 근거자료 등 정밀한 임상 문서를 기반으로 종합 판단을 내려야 한다. 기존 방식에서는 심사자가 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의학 자료를 일일이 읽고 판단해야 했으며, 이로 인해 업무 강도와 심리적 부담이 매우 컸다. 또한 심사 기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도 많아, 심사의 일관성과 공정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문제였다. AI는 이러한 복잡한 데이터를 빠르게 정리하고, 패턴과 기준에 맞춰 자동화된 판단을 내림으로써 사람이 놓칠 수 있는 세부 항목까지 정밀 분석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AI는 과거 수천 건의 암 심사 데이터를 학습하여, 유사 사례를 기반으로 판단 기준을 제공할 수 있고, 환자의 병리 결과와 보험 약관을 자동 비교해 ‘지급 가능 여부’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동작한다. 이는 보험금 지급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고객 입장에서는 심사 과정의 부담을 줄이는 데 큰 효과를 가져온다.
AI 의료심사, 보험업계 전반으로 확산될까?
삼성화재의 AI 의료심사 시스템은 단순한 내부 혁신을 넘어 보험업계 전체의 디지털 전환 촉진 요소로 평가된다. 현재는 암 진단과 수술급여 보험금에 우선 적용되고 있지만, 향후에는 당뇨, 고혈압, 뇌질환 등 다양한 질병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심사뿐 아니라, 계약 인수 심사, 의료비 심사, 사고 조사 등 보험 전 영역에 AI가 점진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는 이번 AI 도입으로 업무 처리 속도 향상, 인력 운영 효율화, 사업비 절감 등 세 가지 효과를 동시에 달성했다고 강조하고 있으며, 이는 보험사 경영의 수익성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소비자 측면에서도 변화는 크다. 과거에는 보험금 청구 후 수일에서 수주가 걸리던 심사 기간이 단축되고, 보다 명확한 기준과 빠른 결과 회신이 가능해졌다. 심사의 전 과정이 디지털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향후 분쟁 발생 시에도 AI의 판단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한 객관적 검토가 가능해진다. 결국 보험업계는 AI 심사라는 새로운 표준을 수용하며, 고객 중심의 공정하고 신속한 보험 서비스를 지향하게 될 것이다.
삼성화재의 AI 의료심사 시스템 도입은 보험업계의 큰 전환점이다. 암 보험금 심사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줄이고, 고객에게는 빠르고 정확한 판단 결과를 제공하며, 보험사에는 효율성과 비용절감이라는 실질적 이익을 안겨준다. 향후 더 많은 질병과 보험상품에 AI가 적용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소비자 중심 보험 서비스의 새 시대를 여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